억판싸가 되면, 마음의 기원을 담아 러이까통을 하고,
몇 달 전부터 전국에서 준비해 온 각 도의 대표들이 매콩강에 모여서 보트 경기를 진행한다.
이 배 경기를 분쑤왕흐아 (ບຸນຊ່ວງເຮືອ)라고 한다.
라오스 사람들은 어느 지역에서나 전통적으로 배축제를 즐긴다. 이 축제는 벼농사에 필수적인 물을 지배하는 큰 뱀(또는 용)인 ‘나가(Naga)’에게 그 해에 풍년과 지역 보호를 기원하는 의식이다. 라오스인들에게 있어 배축제는 민속적인 축제이면서, 불교신앙과 밀접하게 연결되고 있는 축제이다. 이와 관련된 불교 의식에는 배를 만드는 신성한 나무에서 유래한 배의 정령인 ‘뿌녀냐녀’와 미신적으로 숭배하는 강의 신인 ‘나가(Naga)’에게 제물을 드려 국가의 평화를 기원하였는데, 이 때에 맞춰 열리는 배 축제는 왕국의 위엄을 보여주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 되었다.
왕정시대 때에는 음력 12 월 건기에 왕이 나가 왕에게 재물을 드리고 지역의 평화를 기원하며 이 배축제 때 왕이 중심이 된 왕국의 체제를 보여주고, 고위직 관료가 승선한 배가 승리하도록 조작하는 지배논리가 작용했다. 그런데 1930 년 이후로는 12 월에 열리던 배축제가 사라지고 메콩강 물의 높이가 가장 높은 음력 9 월에만 열린다. 하현 12 일에 메콩강에서, 하현 14 일에는 남칸강에서 열리는데 이 날이 ‘분허카오빠답딘’이라는 축제로서 조상신들에게 제사를 드리는 날이다.
그런데 다른 지역에서는 일반적으로 우기가 끝나는 음력 11 월의 억판싸와 함께 열린다. 한 때 왕국의 수도였던 위앙짠과 짬빠싹에서는 찬란한 왕국의 안녕과 발전을 기원하는 의식이 곁들여졌다.
이 축제의 발원지라 할 수 있는 루앙파방은 14 세기에 파응음왕이 세운 란쌍 왕국의 수도로 토착종교인 정령숭배와 남부 지역의 힌두의식에 맞서 불교전파의 중심이 된 곳이다. 고대 왕들은 정령숭배를 금지시키고 그와 관련된 산당들을 훼파하고 수호신이 사는 것으로 믿어지던 지역에 불탑을 세우기도 했다. 1950 년대 승려들은 루앙파방 인근 지역에서 정령숭배와 정령에게 재물을 바치지 못하도록 장려했다.
그러나 오늘날 루앙파방에서 계속 행해지고 있는 배축제를 통해 과거와 다른 라오스 불교의 현재를 엿보게 된다. 라오스인들은 역사적으로 정령숭배를 부인하지만 여전히 수행되고 있는 정령숭배의식 흔적이 불교행사에 남아있고 때로는 불교와 강하게 혼합되어 있다. 국민들은 정령신앙에 대해서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면서도 축제와 종교의식에서 정령숭배의 단면들은 당연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의식이 단순해지고 ‘나가’정령에 대한 강조 또한 약해져 하나의 운동경기처럼 바뀌고 있다.
큐! 라오스 (2019) 라오스 지역연구, p46
매년 10월부터 12월은 축제의 절기다. 10월에 메콩강의 배축제(ບຸນຊ່ວງເຮືອ), 11월 에 탓루앙축제(ບຸນທາດຫຼວງ) 그리고 12월에 몽족의 새해 축제(ບຸນກິນຈຽງ)와 연말 연시가 이어져 3개월여간 축제의 분위기가 이어진다.
메콩강에서 벌어지는 배축제 기간에는 메콩강변 도로 주변이, 그리고 탓루앙축제 기간에는 탓루앙 주변이 거대한 시장으로 변한다. 시에서 행사장 주변의 터를 4~5평당 약 300만낍($380)에서 600만낍의 임대비를 받고 할당해준다. 상인들은 비싼 장소임대비를 충당해야 하기에 비싼 가격에 물건을 팔 수 밖에 없고 결국 소 비자가 그 부담을 떠안게 된다.
대부분의 보행자도로가 상점이 된 까닭에 보행자들은 차도를 걷게 되는데 차량과 인파가 섞여 그 일대가 혼잡해지기 일쑤다. 게다가 불법노점상들의 도로점거 와 각 상점의 대형 스피커에서 쏟아져 나오는 고음의 광고방송이 뒤섞여 그야말로 무법지대가 된다.
이런 축제기간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술이다. 이들에게 술이 빠진 축제는 축제가 아니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으리라. 라오스에서 1년 동안 발생하는 교통사고가 축제기간에 집중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아세안(ASEAN)의 10개국 중 1인 당 알콜 소비가 가장 많은 국가라는 불명예는 3개월간 지속되는 축제문화와 또 언제나 축제를 따라다니는 음주문화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
큐! 라오스, 2015, 라오스 지역연구, p24
2022.10.12 분쑤왕흐아. 짧은 동영상
https://youtube.com/shorts/bFalOJmRhkk?feature=share
https://youtube.com/shorts/ZgAiGCBUo-U?feature=share
억판싸 때가 되면, 분탓루앙으로 탓루앙광장에서 장사를 벌이던 상인들이 야시장으로 몰려와서 부쑤왕흐아를 맞아 손님맞을 준비를 한다.
# 라오스 배축제, 라오스 보트경기, 분쑤앙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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