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에 종족들이 태동하게 된 두 설화(건국신화, 창조설화)가 있어 인용한다. 이 내용들은 파응움(ຟ້າງູ່ມ) 왕에 의해 란쌍 왕국이 건국(1353년) 되고, 한 세기 반이 지난 1503년에 루앙파방 란쌍 왕실의 후원을 받아 쓰여진 연대기, 니탄 쿤부롬(ນິທານຂຸນບູຣົມ, Khun Burom)에 기록되어 있다. (1)
첫 번째 이야기
고란 아이즈머(Goran Aijmer)는 니탄 쿤부롬과 다른 루앙파방 연대기 역(version)들에서 나온 라오 창조 설화에 대한 장엄하고 섬세한 줄거리를 만들었는데 다음과 같다.
역사의 시작 때, 지구, 행성들, 천상, 그리고 초월적 신들, 텐(then 또는 thaen)이 존재하였다. 신들과 인간은 서로 간에 지속적인 방문을 계속하였다. 하위세계를 다스리는 세 명의 쿤(khun, ‘장로’) 또한 있었는데, 이들은 푸 랑 스오엥(Pu Lang S-oeng), 쿤 끄안(Khun K’an), 그리고 쿤 껫 (Khun Ket) 이었다. 텐은 매 끼니 때마다 인류가 그들에게 제물을 바쳐야 한다고 명령을 내렸는데, 인간은 이를 지키지 않았다. 텐은 대홍수를 내려 전 세계가 잠기게 하였고, 모든 인간은 익사 하였다.
세 명의 쿤은 그들의 아내와 자녀들과 함께 뗏목을 이용하여 살아남았다. 물을 타면서 그들은 천상에 도착하였다. 얼마만큼의 시간이 지난 후, 물이 다시 가라앉자 쿤은 텐의 왕에 의해 지구로 돌아오게 되었다. 그들이 떠날 때 그는 물소 한 마리를 그들에게 주는데, 땅으로 돌아온 후 이 천계의 짐승의 도움으로 그들은 벼를 기르기 시작하였다. 3년 후 물소가 죽었고 그들은 이 동물이 쓰러진 장소에 가죽을 남겨두었다. 죽은 물소의 콧구멍으로부터 덩굴이 자라났다. 이것은 높게 자라났고 세 개의 거대한 호박을 맺었다. 푸 랑은 열매를 뜨겁게 달구어진 드릴로 호박에 첫번째 구멍을 뚫었고 쿤 끄안은 끌을 이용하여 두 번째 구멍을 만들었는데, 이 구멍들을 통해 인류가 이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푸 랑 스오엥은 지구의 새 거주자들에게 땅을 경작하고 집을 짓는 방법을 지도해 주었고, 쿤은 혼례법과 윤리에 대하여전해주었다. 드릴로 만들어진 구멍에서 나온 이들은 카족(2)이었고, 끌로 만든 구멍에서 나온 이들은 라오족이었다.
인류는 수가 많아졌고 많은 이들이 쿤의 조언을 따르지 않았다. 이에 텐은 쿤 끌루(Khun K’lu)와 쿤 끄옹(Khun K’ong)을 왕들로 세웠지만, 이 새로운 왕들은 그들의 술 중독 때문에 질서를 가져오지 못하였다. 이후 텐의 왕은 자신의 아들 쿤 부롬을 왕으로 임명하였다. 쿤 부롬은 코끼리를 타며 자신의 두 왕비들, 낭 엣켕(Nang Et Kheng)과 뇸마빨라(Nyommap’ala)를 데리고 땅으로 내려왔다. 그의 뒤에는 계급장을 단 수많은 쿤이 따라왔다. 세계는 다시 한 번 질서가 잡혔고, 농업과 다른 기술들이 제사, 금기, 음악과 함께 소개되었다. 이 사건 이후, 천상과 땅에 걸쳐있던 등나무 다리가 끊겼고 두 세계는 영원히 분리되게 되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까오 깟(Khao Kat)이란 이름의 덩굴이 꾸와(Kuwa)라불리는 샘에서 나왔고, 하늘을 향하며 자라났다. 이것의 잎사귀들은 땅을 덮었으며, 그림자와 쌀쌀함이 세계를 장악했다. 쌀 생산은 지속될 수 없었다. 한 노부부, 뿌녀(ປູ່ເຍີ)와 냐녀(ຍ່າເຍີ)는 이 덩굴을 자르러 나갔다. 이 원정을 떠나기 전에, 그들은 만약 자신들이 죽는다면, 제사를 받겠다고 약속하였다. 그들은 세 달하고 삼 일 동안 여정을 떠났다. 그들은 줄기를 자르는 것은 이루었지만, 떨어지는 덩굴에 맞아 죽음을 맞이하였다.
다시 한 번 왕국은 번영했다. 라오족은 논에서 일하였으며, 카족은 산에서 화전을 하며 지냈다. 쿤 부롬은 일곱 명의 아들을 두는 복을 받았다. 이들이 자랐을 때 그는 마치 자신의 늙은 아버지가 해주었던 것처럼, 코끼리들과 천계의 보물 일부를 각자에게 나누어 주었다. 일곱 아들은 아버지에 의해 영토를 받았다. 왕비 낭 엣켕이 출산한 장남 쿤 로(Khun Lo)에게는 므앙 쑤아(루앙파방)가 주어졌는데, 그는 이 영토에 이름을 준 창시자였다. 쿤 로는 카 통치자를 쫓아내고 자신이 왕좌에 앉았다. 저지대, 강변 근처에 거주하는 라오족과 고지대에서 거주하는 카족 사이의 노동 분리(논벼-저지대, 밭벼-고지대)와 계급적(조공적) 관계가 설립되었다.
라오스 종교 문화의 학자인, 쌰흘르 아흐샴불(Charles Archaimbault)은 카족이 명백하게 라오족의 밑에 있었을 때, 이 설화가 그들이 이 땅에 대한 권리를 가지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인정하고 있다는 날카로운 지적을 하였다: 호박들 속에서는 차별적인 사회적 차이들이 없었지만, 호박들에서 나오자… 엄격한 사회적 차이가 라오인과 원주민들, 그리고 다른 종족들 간에 만들어졌다. 카족은… 산에 거주하여 그곳에서 밭벼 농사를 하였고, 라오족은 들판의 사람이 되어 논벼를 재배하였다. 삶과 사회적 위치의 차별은 폭력 없이 만들어 질 수 없었다. 이에 라오족 족장이, 신성한 계획에 따라, 루앙파방 왕국을 세우기 위해 왔을 때, 그는 이 땅을 벌써 차지하고 있었던 카족과 분쟁을 일으키게 되었다. 그는 이들을 쫓아내야 했다.
두 번째 이야기
이 설화의 기원에 대한 다른 내용이 있다. 아흐샴불(1959년)이 복원한 구전으로부터, 아이즈머가 위에 제공한 첫 번째 기록에 새로운 자료들을 추가시킨 내용이다:
뿌녀(ປູ່ເຍີ, 친가 쪽 할아버지)와 냐녀(ຍ່າເຍີ, 친가 쪽 할머니)는 천계에서 살았지만 그들의 못생긴 생김새는 텐(파야 텐, Paya Thaen)의 아이들을 겁먹게 하였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그들은 텐의 왕에 의해 천계에서 추방당하였다. 당시에 땅은 존재하지 않았으며, 사방이 물이었다. 노부부는 천계의 왕에 의해 물 위를 밟아 세계를 창조하는 일을 맡게 되었다. 하지만 새로이 창조된 땅에서 살면서 그들은 외로워졌고, 동료들을 요청하기 위해 천계로 돌아갔다. 이로써 다시 한 번 아이들을 겁먹게 하였고, 이에 땅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하지만 천계를 떠나기 전에 그들에게 호박 씨앗 세 개가 주어졌다.
후에 이 세 씨앗들은 세 개의 거대한 호박을 맺었다. 이것들이 다 익었을 때, 노부부는 안에서 나는 소리를 들었고, 그들은 조언을 구하기 위해 천계로 돌아갔다. 텐(파야 텐)의 자녀들은 다시 한 번 겁을 먹었고, 왕은 분노했다. 부부에게는 이 호박들이 사람들을 담고 있다고 말해 주었고, 호박들을 열기 위한 드릴 하나, 끌 하나, 그리고 도끼 하나를 받았다. 첫 번째 호박에서는 카족, 두 번째에서는 라오족, 세 번째에서는 ‘만다린(mandarine)’이 나왔다. 텐(파야 텐)은 그들에게 옷들, 도구들, 그리고 진흙으로 만든 세 쌍의 동물들(물소, 호랑이, 두꺼비)을 주었다.
여기서 라오족과 카족 외에 호박에서부터 나온 세 번째 계급의 인간이 창조되었다. 이들은 ‘만다린’ 또는 귀족적/관료적 관리자들이었다. 인간에 기반을 둔 것은 ‘만다린’에게 정당히 주어진 자리에서도 볼 수 있는데, 이들은 사회적 질서를 관리하는 기능을 하였다.
이는 라오따이(ລາວໄຕ) 창조 설화로 이 두 번째 이야기는 오늘날에도 매년 4월에 행해지는 루앙파방의 새해(ປີໃໝ່, 삐마이) 의식에서 낭독되어 이어져 오고 있다. 더 긴 내용이 있지만 이 지면은 종족에 관한 것이므로 생략하였다. 당시 루앙파방 란쌍 왕국의 후원을 받아 기록한 내용이므로 통치자의 의도(라오따이족 중심)가 많이 내포되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종족에 대한 이 설화를 바탕으로 만든 조형물은 보통 부타파크(Buddha Park)라고 불리는 씨앙쿠안 사원(ວັດຊຽງຄວນ)에 있다.
https://laostudy.tistory.com/627
1. John Clifford Holt, Spirits of the Place: Buddhism and Lao religious, (H.W.: Univ. of Hawai‘i Pr., 2009), pp. 35ff.에서 발췌하였다.
2. 몬-크메르 언어군에 속한 종족을 아주 예전에 ‘카(ຂ້າ, Kha, 노예)’족 이라고 부른 적 있다. 대표적인 종족으로 보통 카무라고 불리는 크무(끔무, ກຶມມຸ, Khmou)족이 있다.
라오스지역연구, 라오스의 종족- 라오스 국회가 인정한 50종족을 중심으로. 2020.10 Vol9 VIII~X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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