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라오스에서는 대학교 졸업식 때 꽃다발 대신 돈다발을 선물하는 풍경이 흔해지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졸업식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선물은 다채로운 꽃다발이었지만, 2020년 이후,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경제가 불안정해지면서 돈다발이 점점 대세로 자리 잡았다. 팬데믹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경제 상황이 어려워지고, 라오스 또한 예외가 아니었다. 인플레이션이 심화되고 생활비가 오르면서 실용적인 선물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이렇게 현실적인 이유에서 돈다발이 인기를 얻게 된 것으로 보인다.
돈다발은 실용적이라는 점에서 장점이 있지만, 꽃다발이 가지고 있는 정서적 의미를 대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졸업식에 꽃을 선물하는 행위는 단순히 아름다운 것을 주고받는 것을 넘어, 축하의 마음을 담아 전달하는 의미가 크다. 꽃은 금방 시들어 사라지지만, 그 순간의 아름다움과 정성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꽃을 받을 때 느끼는 설렘과 감동은 선물의 가치를 금전적인 가치로 환산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돈다발을 선물하는 모습은 현대 사회의 변화와 어려운 경제 상황을 반영한다. 졸업 후의 경제적 어려움을 고려하여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을 것이다. 돈다발을 받는 사람도 기쁜 마음으로 경제적인 지원을 받아들일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이전의 꽃다발이 주던 따뜻한 정서가 그리울 수밖에 없다. 실용성을 우선시하는 시대가 되면서 인간미와 따뜻함이 사라지고, 순간의 아름다움보다는 실질적인 가치를 중시하는 사회적 변화가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비단 그 뿐만은 아니다. 돈다발은 돈다발을 만든 지폐의 가치에 따라 그 금액에서 차이가 나는데, 만약 친구의 돈다발이 내가 받은 돈다발보다 더 비싼 지폐로 만들어졌다면, 기쁨보다는 실망이 더 클수도 있다. 꽃다발에 비해 쉽게 비교가 되고, 그로인해 누군가는 실망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기에 더 안타깝기만 하다.
졸업식에서 꽃다발을 받으며 느끼던 감동이 점차 희미해져 가는 이 현실이 안타깝지만, 그만큼 우리 사회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하니 씁쓸한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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